유튜브팔로워 [강준만의 화이부동]한국 최고의 ‘팬덤정치’ 거물들의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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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민종 작성일26-06-21 00:43 조회1회 댓글0건본문
유튜브팔로워 <이 대통령 “개헌 반대하는 사람, 불법계엄 옹호론자로 봐야”>(경향신문), <李 “개헌 반대하는 사람은 불법계엄 옹호론자”>(동아일보), <李 “개헌 반대하는 사람은 불법계엄 옹호론자”>(조선일보), <“불법계엄 막는 개헌 반대 땐 불법계엄 옹호론자로 봐야”>(중앙일보), <이 대통령 “개헌 반대하는 사람, 불법계엄 옹호론자”…국회 표결 전날>(한겨레).
지난 5월6일 대통령 이재명이 국무회의에서 개헌에 대해 말한 내용을 보도한 신문들의 기사 제목이다. 대통령 특유의 화법이 또 나왔구나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통령 발언의 선의는 이해할 수 있지만, 화법에 동의하긴 어려웠다. 여러 선택지가 있을 수 있음에도 이것 아니면 저것 중 하나만 택하라는 강요된 이분법 때문이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대통령이 성남시장으로 일하던 10여년 전에 가졌던 한겨레 인터뷰(2015년 5월30일)를 소환해 자세히 설명드리고 싶다.
이 인터뷰 기사가 나오기 20여일 전인 5월8일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 정청래가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최고위원 주승용을 향해 “사퇴한다고 공갈을 치고 물러나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막말을 해서 큰 논란을 빚었다. 한겨레는 이재명에게 이 사건에 대해 물었다. 그는 이 논란에 대해선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처음에는 곤혹스러워했지만, 기자의 설득 끝에 다음과 같은 답을 내놓았다.
“나라면 정 의원처럼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칼을 휘두를 때는 조심해야 한다. 내가 지금 갖고 있는 칼은 작은 칼이라 막 휘둘러도 된다. 반경이 크지 않으니까. 그런데 칼이 커지면 휘두를 때 조심해야 한다. 아무나 다치기 쉽고 효율도 떨어진다. 정 의원은 (당 최고위원으로서) 좀 큰 칼을 차고 있어 나와 다르다.”
기자가 ‘정 의원이 잘못했다는 말인가?’라고 묻자, 이재명은 이렇게 답했다. “내가 남 얘기 할 처지는 아니다. 다만 내가 한양 도성 내에 있었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거라는 거다. 정치라는 건 상대가 있고 동료가 있는 거다. 목소리만 크다고 되는 게 아니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느냐가 중요하다.”
전적으로 동의할 수 있는, 옳거니와 아름답기까지 한 말씀이다. 자신의 위상을 고려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 애쓰라는 조언은 모든 정치인들이 경청할 가치가 있다. 이재명은 대통령 취임사에서도 아름다운 말을 많이 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했든 크게 통합하라는 대통령의 또 다른 의미에 따라,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분열의 정치를 끝낸 대통령’이 되겠다며 “공존과 통합의 가치 위에 소통과 대화를 복원하고, 양보하고 타협하는 정치를 되살리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 약속은 모두 공수표가 되고 말았다. 제1야당이 아무리 한심하고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해도 그렇지 제1야당의 동의 없이 개헌을 밀어붙이는 법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그러면서 ‘개헌 반대’는 ‘불법계엄 옹호’라고 윽박지르는 게 어찌 “소통과 대화를 복원하고, 양보하고 타협하는 정치”일 수 있단 말인가.
이런 내로남불은 없다
물론 그렇게 된 저간의 사정을 이해할 수는 있다. 누구나 다 인정하겠지만, 한국 정치사상 처음으로 기초단체장에 불과했던 사람을 순식간에 대선 주자의 반열에 오르게 만든 건 소통·대화·양보·타협이 아니었다. 박근혜 탄핵 정국으로 뜨거워진 2016년 12월 많은 사람들을 흥분시킨 이재명의 ‘사이다 독설’을 기억하시는가? “내가 노무현 대통령을 보면서 타산지석으로 배운 게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너무 착해서 상대 진영도 나처럼 인간이겠거니 하며 믿었다. 하지만 그들은 인간이 아니다. 어설픈 관용과 용서는 참극을 부른다.”
이 발언에 대해 어느 진보 언론인은 “거침없이 강한 사이다다. 다른 정치인들이라면 절대 입 밖으로 내뱉을 리 없는, 거의 염산에 가까운 탄산이다”라고 했다. 시대적 상황이 소통·대화·양보·타협과는 정반대로 나아가는 ‘거의 염산에 가까운 탄산’을 요구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이재명이 자신의 체급이 부쩍 커져 대통령의 자리에까지 올랐는데도 기초단체장 시절에 형성된 ‘칼을 막 휘두르는 버릇’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세상에 이런 내로남불이 없다. 이젠 여당 대표가 된 정청래 역시 과거의 말하는 버릇을 버리지 않았다.
부동산 정책을 보자.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을 SNS 독설 위주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 발언으로 대체해 사실상 “개딸들을 위한 ‘사이다 정치’를 하고 있다”(개혁신당 원내대표 천하람)는 비판을 받았다. 그런 ‘개딸 사이다’가 날이 갈수록 독하고 거칠어지자 한국일보 논설위원 김광수는 “야단치는 대통령”이라는 2월21일자 칼럼에 다음과 같이 썼다.
“돈은 마귀이고, 다주택자는 마귀에게 양심을 뺏겼다고 했다. 1주택자도 실거주가 아니면 투기로 몰아갔다. 비판하는 야당을 유치원생에 빗대 떼쓰는 철부지 꼬리표를 달았다. 미친 집값을 잡겠다는 강력한 의지는 박수 받아 마땅하다. 문제는 방식이다. 우려하는 목소리에 귀를 열기보다 편을 갈랐다. 정부 이기는 시장은 없다고 으름장을 놨다. 연일 국민을 다그치는 후련한 질책이 진중한 설득을 앞섰다. ‘이재명은 합니다’ 슬로건에 열광하는 지지층의 함성이 무대를 메웠다.”
대통령의 야단은 그걸로 그치지 않았다. 그는 4월14일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정책에) 이해관계가 절대 침투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용지를 복사하는 직원조차도 다주택자여선 안 된다”고 했다. 이런 일련의 다주택자 비난은 ‘다주택자 악마화’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로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부동산 정책의 전망은 날이 갈수록 어두워졌다. 어쩌면 그런 현실 때문에 말만 과격해졌는지도 모르겠다.
‘팬덤정치’ 관성에 중독도 똑같아
그래서, 6·3 지방선거는 어떤 결과를 낳았는가? 여당 대표는 “전국적으로 큰 승리”라고 했지만, 대통령은 “이길 곳을 졌다, 또 이겨야 되는 곳을 졌다고 하면 문제가 다르다.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대통령이 그런 평가를 내린 주요 근거인 서울시장 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 너무 거친 말을 많이 한” 대통령에게 있다고 보는 이들이 많았다. 더 중요한 건 대통령 취임 1년 만에 치러진 이번 선거를 기점으로 불법계엄이라는 광란극을 벌였던 윤석열의 사악함에 대한 국민적 분노의 약발이 거의 소진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이분법 사이다’ 화법의 명백한 한계를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분법 사이다’ 화법은 단기적으론 효용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신뢰의 문제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6월7일 대통령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한성숙을 차기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함으로써 야당의 비아냥에 직면한 사건을 보자. 야당은 한성숙이 집 4채를 보유한 다주택자라는 걸 지적하면서 다주택자를 마귀에 빗대 비난한 대통령의 이전 발언들을 소환했다.
다주택 소유를 국무총리의 결격 사유로 보는 시각엔 동의할 수 없다 해도, 문제는 대통령의 언행일치와 신뢰다. 대통령의 ‘이분법 사이다’ 화법은 지지자들에겐 속이 후련할 정도로 짜릿한 쾌감을 안겨주지만, 매번 이런 식의 모순과 허점을 드러내곤 했다. 이 점에선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 최근 두 거물 사이에 발생한 ‘정치적 충돌’은 무슨 대단한 가치나 노선의 차이 때문에 벌어진 게 아니다. 두 사람이 다른 게 아니라 똑같기 때문에 빚어진 갈등이다.
무엇이 똑같은가? 두 사람 모두 한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팬덤정치’의 거물로서 편가르기와 ‘이분법 사이다’ 화법을 요구하는 팬덤정치의 달인이라는 점에서 똑같다. 두 사람 모두 10년 전의 팬덤정치 화법을 고수하면서 발전시킨 덕분에 오늘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고, 그 성공 비법을 버리지 않으려는 관성에 중독돼 있다는 것도 똑같다.
두 사람이 이끌거나 따르는 팬덤 진영 사이에 무슨 큰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다. 인물에 대한 취향 차이에 유튜브 정치군수업자들의 선동이 가세하면서 무슨 비장한 이념전쟁이나 되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이런 실속 없는 싸움을 뜯어말릴 생각은 하지 않고 오히려 참전하는 정치인들이 안타깝다. 구경하기에 재미있는 싸움은 말리는 게 아니라곤 하지만, 그로 인해 망가질 국정운영이 너무 염려돼 드리는 말씀이다.
지난 5월6일 대통령 이재명이 국무회의에서 개헌에 대해 말한 내용을 보도한 신문들의 기사 제목이다. 대통령 특유의 화법이 또 나왔구나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통령 발언의 선의는 이해할 수 있지만, 화법에 동의하긴 어려웠다. 여러 선택지가 있을 수 있음에도 이것 아니면 저것 중 하나만 택하라는 강요된 이분법 때문이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대통령이 성남시장으로 일하던 10여년 전에 가졌던 한겨레 인터뷰(2015년 5월30일)를 소환해 자세히 설명드리고 싶다.
이 인터뷰 기사가 나오기 20여일 전인 5월8일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 정청래가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최고위원 주승용을 향해 “사퇴한다고 공갈을 치고 물러나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막말을 해서 큰 논란을 빚었다. 한겨레는 이재명에게 이 사건에 대해 물었다. 그는 이 논란에 대해선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처음에는 곤혹스러워했지만, 기자의 설득 끝에 다음과 같은 답을 내놓았다.
“나라면 정 의원처럼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칼을 휘두를 때는 조심해야 한다. 내가 지금 갖고 있는 칼은 작은 칼이라 막 휘둘러도 된다. 반경이 크지 않으니까. 그런데 칼이 커지면 휘두를 때 조심해야 한다. 아무나 다치기 쉽고 효율도 떨어진다. 정 의원은 (당 최고위원으로서) 좀 큰 칼을 차고 있어 나와 다르다.”
기자가 ‘정 의원이 잘못했다는 말인가?’라고 묻자, 이재명은 이렇게 답했다. “내가 남 얘기 할 처지는 아니다. 다만 내가 한양 도성 내에 있었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거라는 거다. 정치라는 건 상대가 있고 동료가 있는 거다. 목소리만 크다고 되는 게 아니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느냐가 중요하다.”
전적으로 동의할 수 있는, 옳거니와 아름답기까지 한 말씀이다. 자신의 위상을 고려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 애쓰라는 조언은 모든 정치인들이 경청할 가치가 있다. 이재명은 대통령 취임사에서도 아름다운 말을 많이 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했든 크게 통합하라는 대통령의 또 다른 의미에 따라,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분열의 정치를 끝낸 대통령’이 되겠다며 “공존과 통합의 가치 위에 소통과 대화를 복원하고, 양보하고 타협하는 정치를 되살리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 약속은 모두 공수표가 되고 말았다. 제1야당이 아무리 한심하고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해도 그렇지 제1야당의 동의 없이 개헌을 밀어붙이는 법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그러면서 ‘개헌 반대’는 ‘불법계엄 옹호’라고 윽박지르는 게 어찌 “소통과 대화를 복원하고, 양보하고 타협하는 정치”일 수 있단 말인가.
이런 내로남불은 없다
물론 그렇게 된 저간의 사정을 이해할 수는 있다. 누구나 다 인정하겠지만, 한국 정치사상 처음으로 기초단체장에 불과했던 사람을 순식간에 대선 주자의 반열에 오르게 만든 건 소통·대화·양보·타협이 아니었다. 박근혜 탄핵 정국으로 뜨거워진 2016년 12월 많은 사람들을 흥분시킨 이재명의 ‘사이다 독설’을 기억하시는가? “내가 노무현 대통령을 보면서 타산지석으로 배운 게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너무 착해서 상대 진영도 나처럼 인간이겠거니 하며 믿었다. 하지만 그들은 인간이 아니다. 어설픈 관용과 용서는 참극을 부른다.”
이 발언에 대해 어느 진보 언론인은 “거침없이 강한 사이다다. 다른 정치인들이라면 절대 입 밖으로 내뱉을 리 없는, 거의 염산에 가까운 탄산이다”라고 했다. 시대적 상황이 소통·대화·양보·타협과는 정반대로 나아가는 ‘거의 염산에 가까운 탄산’을 요구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이재명이 자신의 체급이 부쩍 커져 대통령의 자리에까지 올랐는데도 기초단체장 시절에 형성된 ‘칼을 막 휘두르는 버릇’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세상에 이런 내로남불이 없다. 이젠 여당 대표가 된 정청래 역시 과거의 말하는 버릇을 버리지 않았다.
부동산 정책을 보자.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을 SNS 독설 위주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 발언으로 대체해 사실상 “개딸들을 위한 ‘사이다 정치’를 하고 있다”(개혁신당 원내대표 천하람)는 비판을 받았다. 그런 ‘개딸 사이다’가 날이 갈수록 독하고 거칠어지자 한국일보 논설위원 김광수는 “야단치는 대통령”이라는 2월21일자 칼럼에 다음과 같이 썼다.
“돈은 마귀이고, 다주택자는 마귀에게 양심을 뺏겼다고 했다. 1주택자도 실거주가 아니면 투기로 몰아갔다. 비판하는 야당을 유치원생에 빗대 떼쓰는 철부지 꼬리표를 달았다. 미친 집값을 잡겠다는 강력한 의지는 박수 받아 마땅하다. 문제는 방식이다. 우려하는 목소리에 귀를 열기보다 편을 갈랐다. 정부 이기는 시장은 없다고 으름장을 놨다. 연일 국민을 다그치는 후련한 질책이 진중한 설득을 앞섰다. ‘이재명은 합니다’ 슬로건에 열광하는 지지층의 함성이 무대를 메웠다.”
대통령의 야단은 그걸로 그치지 않았다. 그는 4월14일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정책에) 이해관계가 절대 침투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용지를 복사하는 직원조차도 다주택자여선 안 된다”고 했다. 이런 일련의 다주택자 비난은 ‘다주택자 악마화’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로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부동산 정책의 전망은 날이 갈수록 어두워졌다. 어쩌면 그런 현실 때문에 말만 과격해졌는지도 모르겠다.
‘팬덤정치’ 관성에 중독도 똑같아
그래서, 6·3 지방선거는 어떤 결과를 낳았는가? 여당 대표는 “전국적으로 큰 승리”라고 했지만, 대통령은 “이길 곳을 졌다, 또 이겨야 되는 곳을 졌다고 하면 문제가 다르다.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대통령이 그런 평가를 내린 주요 근거인 서울시장 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 너무 거친 말을 많이 한” 대통령에게 있다고 보는 이들이 많았다. 더 중요한 건 대통령 취임 1년 만에 치러진 이번 선거를 기점으로 불법계엄이라는 광란극을 벌였던 윤석열의 사악함에 대한 국민적 분노의 약발이 거의 소진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이분법 사이다’ 화법의 명백한 한계를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분법 사이다’ 화법은 단기적으론 효용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신뢰의 문제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6월7일 대통령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한성숙을 차기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함으로써 야당의 비아냥에 직면한 사건을 보자. 야당은 한성숙이 집 4채를 보유한 다주택자라는 걸 지적하면서 다주택자를 마귀에 빗대 비난한 대통령의 이전 발언들을 소환했다.
다주택 소유를 국무총리의 결격 사유로 보는 시각엔 동의할 수 없다 해도, 문제는 대통령의 언행일치와 신뢰다. 대통령의 ‘이분법 사이다’ 화법은 지지자들에겐 속이 후련할 정도로 짜릿한 쾌감을 안겨주지만, 매번 이런 식의 모순과 허점을 드러내곤 했다. 이 점에선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 최근 두 거물 사이에 발생한 ‘정치적 충돌’은 무슨 대단한 가치나 노선의 차이 때문에 벌어진 게 아니다. 두 사람이 다른 게 아니라 똑같기 때문에 빚어진 갈등이다.
무엇이 똑같은가? 두 사람 모두 한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팬덤정치’의 거물로서 편가르기와 ‘이분법 사이다’ 화법을 요구하는 팬덤정치의 달인이라는 점에서 똑같다. 두 사람 모두 10년 전의 팬덤정치 화법을 고수하면서 발전시킨 덕분에 오늘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고, 그 성공 비법을 버리지 않으려는 관성에 중독돼 있다는 것도 똑같다.
두 사람이 이끌거나 따르는 팬덤 진영 사이에 무슨 큰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다. 인물에 대한 취향 차이에 유튜브 정치군수업자들의 선동이 가세하면서 무슨 비장한 이념전쟁이나 되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이런 실속 없는 싸움을 뜯어말릴 생각은 하지 않고 오히려 참전하는 정치인들이 안타깝다. 구경하기에 재미있는 싸움은 말리는 게 아니라곤 하지만, 그로 인해 망가질 국정운영이 너무 염려돼 드리는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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